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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매일 아침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 — 반복이 지루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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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말했다.

"반복이야말로 존재의 핵심이다. 새로운 것의 아름다움은 금방 바래지지만, 반복의 아름다움은 깊어진다."

처음 이 말을 읽었을 때 솔직히 반발했다.

반복이 아름답다고?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가게를 여는 게?


가게를 열기 시작한 첫 달은 모든 게 새로웠다.

같은 재료를 손질해도 두근거렸다. 같은 메뉴를 만들어도 뿌듯했다. 손님이 들어오는 소리에도 긴장했다.

그런데 두 달, 세 달이 지나면서 그 감각이 흐려졌다.

이게 지루한 건지, 익숙한 건지 구분이 안 됐다.


어떤 날 아침, 출근길에 항상 지나치던 골목에서 처음으로 고양이 한 마리를 봤다.

아마 전에도 있었을 텐데. 내가 못 봤을 뿐이다.

그때 알았다. 같은 길인데, 내가 보는 게 매일 달랐다는 걸.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에서 이렇게 썼다.

"인내하세요. 그리고 매일의 평범한 것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세요."

그 편지는 원래 고민하는 젊은 시인에게 쓴 거였지만, 매일 같은 가게를 여는 사장님한테도 꼭 맞는 말 같다.

평범한 것들을 사랑하는 법.

특별한 하루를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오늘 하루 안에 있는 작은 것들을 발견하는 것.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같은 원두를 갈면서, 어떤 날은 향이 더 진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날씨 때문인지, 원두 상태 때문인지, 내 컨디션 때문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 차이를 느끼는 내가 있다는 게, 어느 순간 신기했다.


반복은 지루함이 아니라 감각을 세밀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처음엔 몰랐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처음엔 같아 보이던 것들이 달라 보이기 시작하는 것.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반복의 아름다움"이 이거였나 싶다.

깊어지는 것.

매일 같은 길을 걷는다는 건, 같은 길을 더 잘 알게 된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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